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으로 야외 활동 대리 만족하기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야외 활동 대리 만족하기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시국에 동네 뒷산과 집 앞 마트 외에는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날들이 어느덧 한 달이 넘어서고 있다. 바깥은 봄이 성큼 다가와 있는데 나는 아직도 우울하게 집콕 중...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려는 이때, 가상으로나마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나가지도 못 하는데 집에서 이거라도 하라. 고 밍씨가 던져주고 갔다. '오다 주웠다'가 이런 거겠지.
뜻을 받아들여 코로나도 감히 침투하지 못할 것 같은 물 맑고 공기 좋은 무인도에서의 가상 라이프로 잠시나마 대리 만족을 해 보기로 한다.
스위치 세팅 완료.
캐릭터 이름과 섬 이름을 정한다. 한번 입력하면 변경할 수 없으니 심사숙고하여....
정말로 진짜 심사숙고해서 정한 이름들이다.
도민들이 처음부터 전원 박수, 만장일치로 선택한 걸 보니 나의 네이밍 센스가 나쁘진 않은 모양이다. 후훗.
캐릭터 설정도 완료.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 외모 등은 게임하면서 바꿀 수 있다. 심즈처럼 정말 디테일한 설정은 아니지만 그게 더 쉽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심즈 캐릭터 꾸미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미리 진을 다 빼놓는 달까. 선택지가 너무 많다 보니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때도 있어서 심즈 캐릭터의 반은 그냥 랜덤으로 돌려서 생성했을 정도다.
심즈랑 비교했을 때 동물의 숲은 더 아기자기하면서 한 캐릭터에 이입해 보다 집중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심즈는 가끔 너무 정신이 없단 말이지....
캐릭터도 정했으니, 이주할 섬도 선택. 한국과 해외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한 지역의 시간대에 맞춰서 게임 상의 시간대가 맞춰진다고 해서 한국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이게 시간대뿐만 아니라 날씨까지 맞춰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밍씨 말로는 날씨도 맞춰진다고 하던데, 똑같이 한국으로 선택했음에도 내가 사는 섬은 비가 오고 밍씨가 사는 섬은 맑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날씨는 랜덤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내 닌텐도 스위치 설정이 일본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날씨가 지역에 영향을 받는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무인도에서의 새로운 생활, 드디어 멋진 캠핑 라이프의 시작인가!
싶었지만.....
빚쟁이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거래 수단으로 벨과 (너굴)마일이 사용되는데, 각각 획득하는 방법과 사용처가 다르다. 예외로 섬 이주비와 주택 건설비 등은 벨과 마일 둘 중에 선택 가능하다.
처음 이주비는 49,800벨. 마일로 내겠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금액이 올라서 5만 마일을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미션을 성공해야 얻을 수 있는 마일에 비해 잡초나 이런저런 획득물을 팔아서 마련할 수 있는 벨이 모으기 더 쉽기 때문에 벨로 내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시작된 멋지구리한 캠핑 라이프.
비 오는 날 연꽃 우산 쓰고 운치 있게 산책도 하고
뚝딱뚝딱 DIY 낚싯대 만들어 물고기 낚시도 해 본다.
현실에서는 알레르기 때문에 만지지도 못 할 복숭아를 마음껏 채집해서 하나씩 꺼내 먹을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 팔아넘긴다.) 섬 이름에 걸맞게 잡초, 복숭아, 나뭇가지 눈에 띄는 대로 주섬주섬 무조건 챙겨 넣는다.
물론 벌목하다 벌떼의 습격으로 얼굴이 엉망이 되기도 하지만,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이입해 여기저기 쏘다니니 조금이나마 집콕으로 답답했던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다.
잡초도 뽑고 벌목도 하고, 낚시에 철광석 채광에 이것저것 다 하고 섬에서 더 이상 할 게 없다 싶을 땐 다른 섬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 혹은 친구를 내 섬에 초대할 수도 있다.
공항에 가서 친구 초대를 요청하고 친구가 수락하면 완료.
주섬주섬에 초대된 밍키섬 도민 밍씨. 미리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놀러 올 수 있다. 비밀번호 설정은 선택사항인데 나는 4자리 비밀번호를 미리 설정해 뒀다.
비행기 착륙과 함께 무사히 주섬주섬 도착. 그렇게 밍씨는 주섬주섬의 복숭아를 다 거덜내고 갔다고 한다.....
친구 섬에 가기가 어렵다면 너굴마일로 섬 여행권을 구매해서 다른 섬에 다녀올 수 있다. 밍씨외에 친구가 없는 나는 섬 여행권을 애용하는 편이다. 대신 다른 섬에 갈 때는 주머니를 최대한 비우고 갈 것. 주머니에 다 담기지 않은 획득물은 가지고 나올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놓고 와야 하는데 한번 나오면 다시 가지러 가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게임에서나마 다른 섬 여행도 하고, 마스크 없이 여기저기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집콕 생활을 버티고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한동안 야외활동에 대한 대리만족을 마음껏 충족시켜야겠다.